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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영화

어쩌면 우리의 불쌍한 현실을 다룬 영화, '싱글라이더'

by 또이씨 2017.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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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널널한 주말 저녁, 효와 함께 영화를 봤다.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하던 중 그녀가 보고싶어했던 건, 다름아닌 '싱글라이더'.

무슨 뜻이지? 홀로하는 여행?

 한국 영화를 별로 안좋아하는 그녀가 보고싶다기에 의아해하며 그러자고 했다.


 사실 난 영화를 알고 보는 걸 별로 안좋아한다. 아니, 귀찮아한다.

그래서 '싱글라이더'가 어떤 영화인지, 어떤 스토리인지도 모른 채 관람을 시작했다. 아는 거라고는 주인공이 누구인지 정도.

영화의 분위기는 꽤나 어둡고 우울했다. 그리고 꽤나 현실을 반영한 듯 하다.


 겉으로는 번듯한 직장을 다니고 경제적으로 부유한 중산층 가정의 가장이지만,

가족을 해외에 보내고, 홀로 생활하고 있는 강재훈(이병헌)은 이미 우울증에 걸린 상태.

심지어 직장까지 잃고, 이젠 삶의 의미가 없어 보인다.


 워킹 홀리데이로 호주에 온 지나(소희)는, 꽤나 발랄한 성격으로 보인다. 젊고, 목표가 있었고, 심지어 열심히 일했지만, 한국에 돌아가기 전 환전을 하려하다가 모든 것을 잃는다.

 호주 워킹 홀리데이가 환상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아마도 이 영화에 나오는 부분들이 그 환상을 깨부수는 현실을 반영한 부분인 것 같다.

아무튼, 이렇게 답이 없어보이는 상황에서 영화는 흥미롭게 잘 풀려나간다. 이병헌은 무슨 생각인지 계속해서 아내인 수진(공효진) 곁을 지켜만 보는데, 종종 회상 씬이 나오며 그가 어떤 생각을 할지 유추하게끔 한다.

사실, 흘러가는 내용만으로 보면 꽤나 지루할 법도한데, 흥미롭게 그리고 재미있게 봤다.

영화를 볼 때 별 생각없이 가볍게 보는 편이라서, 무거운 주제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글라이더'는 꽤나 강한 몰입력을 보여주는 듯 하다. (내가 집중력이 좋은건 아니겠지, 그럴리가)

아마 몰입력의 원인은 이병헌의 연기와 적절한 연출이겠지? 아 그리고 그 와중에 감탄하게 되는 공효진의 미모.(예전에는 공효진이 예쁘다는 걸 몰랐었다)


뒷부분의 결말 역시 나름 현실적인 결말인 것 같다. 연출이 현실적이라는건 아니고, 오락적인 스토리상.

영화를 보면서 아, 이게 어떻게 풀릴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보통의 영화는 갈등이 고조되다가 결말에서 사건이 해결되며 풀리기 때문에)

'끝에서 이병헌이 지르고 끝날까, 소희는 돈을 무사히 찾을까. 그런데 분위기가 도저히 못찾을 것 같은데......'

효와 서로 중얼거리며 보던 중, 결말을 보며, '아 설마했는데ㅋㅋㅋㅋ'라며..


그래서 소희와 이병헌의 관계는 무엇일까, 굳이 필요할까하며 봤지만, 오락적인 요소로 생각했을때 꽤나 재밌었던 것 같다.

현실적이고 어두컴컴한 주제에 비해서는 오락적인 요소가 잘 가미된 것 같다.

그럼에도 너무 우울하지도 않고, 적절한 여운도 남고.


인생에 관해 뭔가 생각하게 끔 해주는 영화인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엔딩씬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굳이 정리해보자면, 영상미도 좋고, 우울한 듯 우울하지 않은

나름의 반전도 있었고, 메시지도 전달도 강한 것같고.

그래서 난 재밌었다. 효도 재밌어했다. 우린 그럼 된거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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